영원하지 않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가 터지는 것이 인간사. 인간이 만든 것 중 무엇이 대단하다 말할 수 있을까. 무엇이 완전하다 말할 수 있을까. 무엇이 영원하다 말할 수 있을까. 영원한 것은 단 하나도 없고 먼지가 쌓이지 않는 것도 단 하나도 없다. 기회 역시 영원하지 않아서 영원할 것 같은 젊음은 사라지고, 건강은 사라지고, 나를 좋아해주던 사람은 사라지고, 친구가 사라지고, 가족도 사라진다. 그리고 언젠가 나 역시 사라진다. 영원한 것이 없다. 일시적인 것들 뿐이다. 잠깐의 삶을 살며 영원을 추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비교할 수 없는 상을 예비하는 삶이다. 많은 이들은 부자 청년의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한다. 많은 선을 행하고, 많은 의를 행하고, 많은 덕을 쌓았을지라도 부자 청년은 예수께서 '네 모든 것을 팔아 가난한 자에게 나누어주고 그 후에 나를 따르라'라고 말했을 때, 근심하며 돌아갔다. 그의 세상은 이 짧고 부질없는 시간에 속해있었을 뿐 영원한 것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었다. 많은 선도, 많은 의도, 많은 덕도 결국은 현생을 위한 것이었을 뿐. 그 이후를 볼 눈이 그에겐 전혀 없었다.

영원함을 쫓는 것은 영원함을 쫓지 않는 사람과 대척점에 선 사람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서로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으나 어찌보면 같은 것을 추구한다 말할 수 있다. 영원을 쫓는 이는 영원을 위해 삶을 내던지듯, 영원이 없다 믿는 이가 현생을 위해 온갖 비열한 술수를 쓰며 탐욕에 눈이 먼 것 같아 보이는 것도 같은 것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쫓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생의 안위를 위한 것인가. 영원함을 위한 것인가.

사람이 어디에 속했는지 무엇으로 볼 수 있는가. 그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를 보면 너무도 선명하다. 영원을 위해서 사는 이에게 현생은 그저 현생일 뿐이다. 짧게 주어진 짧은 숨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고민한다. 이 짧은 숨의 시간동안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이곳에 왔다면 무엇을 심고, 어떤 열매를 맺을 것인지에 대해. 그것이 정해지고 나면 모든 것은 선명하다. 이제부터는 훈련의 시간이 될 뿐이다.

훈련? 그렇다. 매일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은 마치 훈련과 같다. 훈련은 즐거울 수도 있지만 힘든 길이다. 땀을 흘리며 반복된 숙달 작업을 하고, 더 높은 단계로 이끌어가기 위해, 디테일을 완성하기 위해, 고된 반복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땅에서 이뤄지는 작은 일은 사실 없다.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이불을 개고, 아침을 챙겨 먹고, 씻고, 빨래하고, 바닥을 닦아내고, 옷을 챙겨입고, 이를 닦고, 설거지를 하는 모든 일련의 활동은 작고 큼의 차이가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충성된 자와 충성 되지 못한 자와의 간극만이 있을 뿐이다.

나 역시 내가 해야 할 일을 모른 적이 없다. 오직 그것을 회피하고 싶었을 때마다 다른 것에 주의를 빼앗기고 싶었고 도망치고 싶었다. 내 마음은 간절하게도 언제나 동일했었다. 가장 중요한 문제, 가장 중요한 싸움에서는 도망쳤던 것이다. 그것은 나의 연약함이었다. 그러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그 자리에 섰다. 마치 번지점프를 하는 사람과 비슷하다 말할 수 있다. 번지점프를 하지는 못할지라도 용기를 내서 그 자리에 올라선 것. 다리에 힘이 풀리고, 겁이 나서 도망치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삶에서 나를 바꿔준 순간은 언제나 그 벽이 무너진 순간들 뿐이다. 벽이 무너져 내리고, 나는 그 다음 레벨로, 다음 단계로 한 단계씩 올라간다. 한 번 뛰어내린 후에는 똑같은 높이에서는 겁을 먹지 않는다. 그것은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감했기 때문이다. 이미 경험했고 배웠다. 한계를 파괴함으로써.

그러므로 나를 막는 한계 역시 하찮은 것이다. 그것 역시도 영원하지 않다. 나를 막는 문제들은 일시적인 문제일 뿐이다. 영원한 수준의 문제 따위는 이 땅에 없다. 그러므로 내가 겁먹던 모든 것들 역시 똑같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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