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오늘도 새벽 2시를 지난다. 요즘은 매일 이쯤 쉬게 된다. 이유는 선명하다. 화요일까지는 싱가폴 협업을 위해서 바빴고, 지금은 한국 팀과 회사 제품을 위해서 바빴다. 최대한 빠르게 제품을 완성시키고 싶다. 그 어느때보다도 말이다. 그전까지는 실체가 없는 사람들이 하는 허풍을 들으며 그것이 진실이기를 바래왔는데, 이제는 선명한 사람들의 선명한 증거를 보고 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말 못할 여러 상황도 있다. 의도치 않게 경찰서에 가는 경우도 생기고, 아무에게도 전하지 못할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나 뿐만이랴. 사람은 모두들 말하기 힘든 짐을 마음 속 어딘가에 묻고 살아간다. 남들과 다를 것 하나 없다. 나 역시 내가 해결해야할 숙제가 가슴 속 깊이 묻어있다.
오랫동안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확신 속에 산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확신이라는 단어는 꽤 오래전부터 잊었던 단어 같다. 확신을 얻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지 확신을 쥐고 살아온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불확실한 미래에 비전을 품고 산다는 건 때로는 희망 고문이 될 수 있다. 비전을 품은 자는 스스로를 희망 속에 고문 시키는 상황으로 스스로를 몰아가곤 한다. 희망이 아닌 확신. 확신을 넘어 현실로. 한 단계씩 나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기회는 영원히 주어지지 않기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머릿속은 온통 기회를 잡기 위한 시간으로 가득찼나보다. 기회를 잡고 싶었다. 모든 것을 바꿀 만큼 강력한 기회가 눈 앞까지 아슬아슬하게 다가온 것만 같았다. 흐릿했던 기회의 동앗줄은 살다보니 아주 선명해지고 가까워지고. 그렇기 한 걸음씩 한 걸음씩 가까이 가고 있었다.
숫자를 다뤄야 한다. 아주 정교하게. 수로 완성된 아름다운 건축물처럼 나의 제품도 완벽함에 이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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