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준비
주말에 강의 촬영을 시작해야 했지만 오래간만에 휴식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쉬는 것도 지루해서 치지직 동시 송출이 가능한지 다시 테스트를 해보았다. 해외 유튜버가 설명한 영상을 천천히 보다 보니 내가 빼먹은 부분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연결하고 나니 성공이었다. 거기에 더불어 투네이션까지 연결해 두었다. 본격적인 방송 준비는 다 한 것 같았다.
오늘은 강의 준비를 하기 위해 크로마키를 써야 할까 아니면 얼굴도 안 나오는 방식으로 해야 할까 꽤 고민을 했다. 몇 개 강의를 찾아보니 대부분은 강사의 얼굴이 나오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자바 강의인 김영한 개발자님의 강의에는 얼굴이 나왔다. 글자만 보면서 소리를 듣는 것보다 얼굴이 나오는 게 훨씬 더 강의에 집중되는 것 같았다. 결국 크로마키를 하고 강의를 찍는 게 학생들에게 더 좋을 것이라고 결정하고 집에 묵혀둔 크로마키를 열심히 세팅해 보았다.
멍청하게도 크로마키를 살면서 해본 적이 없었기에 천 따로 기둥 따로 구매했었다. 그러다 보니 기둥은 부실하고 천은 너무 무거웠다. 그렇다고 크로마키를 세트로 더 사는 것은 싫었기에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 보았다. 생각해 보니 집에 꽤 튼튼한 지지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쇠붙이가 있었고 그걸 한쪽 축으로 두고 설치해 보니 꽤 무거운 중량의 천도 잘 견뎌줄 수 있었다. 다만 그렇게 하고 나니 집을 정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크로마키를 위한 배치에 기존에 짐들이 차지하고 있던 곳을 옮기며 청소를 하고 나니 시간은 벌써 오후 3시는 됐다. 쌓인 먼지를 닦는 기분은 좋다. 먼지를 닦고 방송과 강의 촬영을 위한 세팅을 하면서도 몇 가지 강의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자바스크립트에서는 크게 다루지 않는 포인터 개념을 설명하고 싶기도 했다. 참조 관계 정도로만 러프하게 설명하고 넘어가다 보니 깊게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강의를 준비하던 중에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컴퓨터와 연결된 8핀 케이블의 끝 부분이 낡아서 전선이 노출되어 있던 것이다. 최근에 이상하게 8핀 케이블이 기기를 감지하지 못하거나 스마트폰 충전을 못해서 뭐가 문제일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끝 부분이 살짝 끊어진 것처럼 전선은 노출되어 있었고, 커버는 2개의 얇은 단면이 보이고 있었다. 8핀 케이블이 있어야 내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매직 마우스도 충전할 수 있기에 8핀을 찾아보았다.
집에 워낙 케이블이 많아 집을 뒤지면 하나쯤은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생각해 보니 대부분의 8핀 케이블은 컴퓨터를 중고 처리할 때 같이 보냈고, 결국 남은 케이블이라곤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애플 기본 구성 케이블뿐이었다.
인터넷에서 가격을 찾아보니 애플은 자사의 기본 케이블을 2~4만 원 사이에 팔고 있었다. 이걸 사느니 젠더를 사거나 다른 곳에서 만든 8핀 데이터 케이블을 사는 게 낫지 하고 쇼핑몰을 둘러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이소에는 저렴한 케이블이 남아있었다.
바로 집 앞에 있는 다이소로 가서 1.8m 8핀 C타입 케이블을 샀다. 3천 원이었다. 거의 동일한 걸 10배 가격에 파는 애플의 브랜드 파워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다이소로 갔다 오면서 곧 있을 독서 모임을 위한 랜덤 질문을 생성해보고 싶어졌다. 오늘 밤 방송 때 만들면 괜찮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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