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일상 · 생각
하루의 기록과 에세이
결정
ecile II · Brad Mehldau After Bach: Toccata · Brad Mehldau 사람들은 이중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 포르노를 접한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말이다. 공공연하게 AV 배우가 유튜브에 나와도 모두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을 하는 게…
표적
인간에게는 두 가지 상태뿐이다. 살거나 죽거나. 죽음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면 원하던 원치 않던 살아야 하고, 살아야 한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나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한참을 멈춰서 있었던 것 같다. 살아야 한다면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그 이유가 필요했다…
끈
세상을 더 살아볼 이유가 흩어지고 있다. 쓰레기를 치우는 일도 이제는 보람이 없다.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고, 아무런 보상도 없다. 그저 손에 칼을 들고 범죄자와 상대하며 피를 흘리기만 할 뿐. 오늘은 부모님과 연락을 했다. 며칠 전 아무 이유도 없이 토를 하셨다고 했다. 늦게 태어난…
유령
Con Te Partirò / Time To Say Goodbye (Live From Piazza Dei Cavalieri, Italy / 1997) 죽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못할 일도 없다. 내일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오늘 전하지 못할 말도 없겠지. 이별의 순간…
블랙
찬란하게 진 별이여. 대한민국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어보겠다고 어둠 속에서 살아오던 이들이 먼 땅에서 죽었다. 우리에게 공식적인 추모는 없다. 이름 없이 지는 별이 된다. 검게 타오른 불꽃처럼. 이름도 공로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사그라든다. 보이지 않는 전쟁. 누군가의 숨통을 끊어…
악마사냥꾼
Fallen Angel by Alexandre Cabanel, 1847, Musée Fabre de Montpellier 세상에 악마 같은 인간들이 당신을 미워한다면 그것은 잘된 일이다. 당신이 남들과는 다른 선하고 위대한 길을 걷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이 없다.…
개권현실(開權顯實)
Concerto Grosso for Strings "Palladio": I. Allegretto 이전과는 다른 북소리가 들린다. 어디서 들려오는 소리일까. 동쪽 먼 곳에서 울리는 우렁찬 북소리인가. 메마른 고원에서 낮게 퍼져온 북소리인가. 진실의 막을 걷어내니 소리의 근원은 가까운 곳…
브니엘
Waltz for Emptiness · Jung Jae Hyung(정재형)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을 만큼 하루를 보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화장실에 쓰러졌다. 몇 시간이나 어두운 화장실에 누워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몇 시간이 지나고 낮이 되면 정신을 차리고 해야 할…
재앙
Saint Michael in The Fall of the Rebel Angels by Luca Giordano 아무리 큰 문제가 있더라도 그보다 더 큰 문제가 나타나면 사소해지기 마련이다. 종이에 베여 손끝에 핏방울이 맺히면 손끝에 온 신경이 쓰이곤 하지만 다른 곳에 더 큰 상처가…
더운 비
무덥다. 더위를 피할 곳이 없는 것만 같다. 17일간 이어진 폭염은 한국을 그 어느 때보다도 후덥지근하게. 진을 한 줌 한 줌 빼앗아 가는 것 같았다. 비가 내리고 있다. 하늘에 가득 머금은 더위가 조금은 내려온 것일까. 아니면 이 뜨거운 열기에 못 이겨 비로 방울져 떨어지는 것일까.…
두 번째 출간을 앞두고
20여 편의 강의 촬영을 모두 마쳤다. 매일 적어도 4시간 정도 촬영에 시간을 쏟았던 것 같다. 영상은 그렇다. 5분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여줄 내용을 정리하고, 표현을 가다듬고,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필요 없는 부분은 제거하고, 자막을 입히고, 렌더링 하고, 업로드하고.…
부러움
ソエジマトシキ / Live & Recording 2024 / Neo-Soul Guitar powered by SHURE 내가 가장 처음 좋아했던 NBA 선수는 트레이시 맥그레이디(a.k.a 티맥)였다. 한 때는 그가 동부를 대표하는 슈퍼 스타였기에 동부의 티맥, 서부에 코비 브라이언트…
오일남
"보는 것이 하는 것보다 더 재밌을 수가 없지." 오일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시즌 1에서 오일남은 게임의 호스 트였으면서 최후에는 참가자로 게임에 참가한다. 프런트맨에게 게임을 맡기며 그는 게임의 참가 목적을 '재미'라고 말한다. 그의 말을 통해서 오일남 자신은 오랫동안…
나의 희망
오늘도 흠뻑 젖어버린 몸으로 늦은 밤을 맞았다. 숨 가쁘게 살아온 하루를 돌이켜 보면서 좋은 소식들과 도전들과 갈등들이 선선히 흩어졌다. 작품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하여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시작이면서 동시에 끝을 향하고 있다. 결승선에 다다른 마라토너의 기분일까. 아니면 30km를…
악의 평범성
Blu, Ryuichi Sakamoto 당당하게 자신의 일(유대인 수용소 이동)을 했다고 말하는 '아돌프 아이히만' 과거 나치에는 성실한 공무원들이 많았다. 성실한 공무원들은 성실하게 가스 배출 버튼을 눌러 매일매일 유대인을 죽였다. 사람을 죽이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믿었기에 도덕적…
희망의 불씨
Aqua, Ryuichi Sakamoto 어제는 딱 자정까지 일을 하고, 제법 긴 수면을 한 하루였다. 심지어 잠에서 깼을 때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자는 것도 아닌 정자세로 잠에서 깼다. 이것이 내게 소중한 이유는 과거 양악 수술을 하기 전엔 잠을 왼쪽 방향으로 밖에 잘 수 없었…
필마단기
때로는 100명의 적보다 무서운 1명의 적이 있기도 하다. 삼국지에 상산 조운, 조자룡이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적들을 공포로 몰아넣을 만큼 맹장이기도 했으나 유비에게는 목숨도 내놓을 충신이었다. 유비의 아내 미부인과 그녀의 아기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조조 진영에서 탈출한 일화는…
뻔하다
Donut Shop (feat. Paloalto) 오늘은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았다. 지난 몇 주간 온 힘을 다해 일을 해서일까. 쉬어야 한다는 강박이 드는 것 같은 하루였다. 그럴만했다. 돌발성 난청 증상으로 병원에 다녀오기도 하고, 밤 9시에 졸도 증상이 나타나 몸이 덜덜 떨리며…
비와 아포칼립스
내가 연안을 좋아하는 것은 오래 품고 있는 속마음을 나에게조차 내어주지 않는 일과 비슷하다 비켜가면서 흘러들어오고 숨으면서 뜨여오던 그날 아침 손끝으로 먼 바다를 짚어가며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섬들의 이름을 말해주던 당신이 결국 너머를 너머로 만들었다 \-세상 끝 등대, 박준 선선히…
낙화(落花)
memories of summer, thermosento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