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대에 이미 폐업을 4번, 프로젝트 실패를 12번 해봤다. 만약 똑같은 실패를 30대나 40대에 했다면 견디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 시절에 도전해서 깨져봤기에 지금은 웬만한 상황이 와도 크게 동요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뱃속에 넣는 음식만 생각할 게 아니라 머릿속…
어린 시절 동네 어르신들은 기술 배워서 공사장에서 일당 2040만 원 버는 일이 돈 되는 일이라 가르쳐주곤 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가니 대학 잘 들어가서 좋은 회사 취직하는 것이 돈 되는 일이라 배웠다. 더울 때 시원한 곳에서 일하고, 추울 땐 따뜻한 곳에서 일하고. 대학교에 들…
체호프의 총이라는 말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에서도 다뤄졌던 말이다. "소설에서 총이 나왔다면, 그 총은 반드시 발사돼야 한다." 쓰이지 않을 소재를 등장시키는 소설은 줄 낭비를 한 것과 같다. 소설 내의 분위기를 살리는 오브제로서 작동하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서술이…
오늘은 비교적 늦은 아침으로 시작했다. 9시쯤 눈을 뜨고 물 한 잔 마신 후 어제의 작업을 이어서 진행했다. 여전히 디자인을 잡아야 할 부분이 남았기에 작업에 들어갔다. 한 시간쯤 작업하다 보니 언제나처럼 컨설팅 그룹의 파트너 분이 연락을 주셨다. 휴가 겸 간 곳에서 사업지 탐방 중이…
아침은 전화로 시작됐다. 아침에 올 전화는 한 곳도 없었다. 반복되는 진동에 눈을 떠서 전화를 받으니 언제나처럼 모르는 사람. 혹시나 내가 거래하는 대표의 다른 연락처인가 싶어 전화를 받자 5060대 여성분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가 완전히 잠긴 상태로 말하니 전화를 끊어버리는 게…
힘들 때, 내가 사지를 헤매고 있을 때 모두 먼발치에서 바라보았다. 응원한다 하는 이들 중 실제로 나에게 도움의 손을 내민 건 정작 같이 스타트업 하며 200만 원도 못 벌던 동료들 뿐이었다. 말 그대로 그 사람들 빼고는 아무도 내게 도움을 준 이들이 없다. 수년만에 사무실 냈을 때…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았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기억을 들추어 본 것 같았다. 학창 시절 가지고 있던 꿈이나 전국 최고가 되겠다는 열망 같은 것들.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보았기에 그 감정과 신념에 휩쓸려 땀을 흘리고, 밤을 지새우는 일들이 얼마나 간절한 것인지 잘 알고…
일을 하다 보니 새벽 3시쯤 잠에 들었다. 꿈은 기억나지 않았다. 에어컨을 틀어도 에어컨을 꺼도 답답한 그런 날씨였다. 아침에 눈을 뜨고 어제 조사하던 내용을 마저 찾아보다 보니 금방 점심시간이 됐다. 점심 미팅을 집에서 10분 거리에 한 남도 한정식 식당이었다. 내 주선으로 만나게…
때로는 아군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모두가 관전자이고, 나와의 관계에서 자신에게 이득이 됐을 때에만 친하게 행동하고, 무언가 주곤 한다. 대가 없이 먼저 베푸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학생 시절 내가 돈이 없고 가난해도 학생부 애들을 위해서 내가 가진 돈의 90%…
오늘 시가총액 2조 원이 넘는 재단의 대표님과 단 둘이 미팅을 했다. 미팅의 주제는 다음 투자 시장의 화두인 STO였다. 사실 이미 STO의 전선은 연합군이라 불릴 수 있는 조직이 구성되고 있고, 증권사를 중심으로 권력의 균형이 옮겨져 가고 있었다.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이 거…